마이클 델, 그리고 오스틴의 추억.



벌써 4개월이 넘은 일이지만, 6월에 오스틴 라운드록 델 본사에서 마이클 델 사장을 만났다.

그때 그가 말했던 일들은 지금 생각하면 많은 일들의 전조였던 것 같다.

그의 말대로 넷북이 노트북 pc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고, 델의 노트북 pc 화면 크기는 이전보다 훨씬 작아졌다.

기업 영업도 더욱 강화됐다.

하지만 그가 이야기 하지 않았던 것들도 많다. 무엇보다 lg와 삼성에 냈던 lcd 패널 주문을 줄이게 됐다든지,

구조조정을 위해 공장 매각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든지. 

서브프라임의 유령이 막 출몰하기 시작했던 그때부터 지금 사이에 그 많은 일들이 벌어지리라고

델 사장은 예측할 수 있었을까?

당시 델 cmo가 델 사장 인터뷰에 앞서 당신이 델에 다니게 된 이유가 뭐냐고 물으니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하던데... 

정말로 델 사장이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내년쯤이면 알기 싫어도 알게 될테지.

당시의 기억을 정리해 놓기 위해 사진 몇 장을 포스팅해 본다. 



                                         델 본사. 반짝 반짝 빛나고 있다. 



 직원이 델 pc의 디자인 과정을 복잡한 도표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방문 내내 델에서는 기존의 딱딱하고 재미없는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얼마나 디자인에 노력하고 있는지를 시종일관 강조했다.


그러한 디자인 혁신을 추구하기 위해 나온 수없는 시제품들. 대개 아티스트(유명한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고 거리 예술가 정도의 네임 밸류만 있는 경우도 있다고..)의 디자인을 노트북 덮개에 넣는 수준인데, 실제로 상용화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수퍼 히어로 디자인. 그런대로 맘에 들어서 크게 찍어봤음.


델 외에도 실로 다양한 델 임원진이 나와서 델이 얼마나 훌륭한 기업인지를 다양한 파워포인트와 함께 설명했다. 기업 특성인지는 몰라도, 미국 기업들은 출장을 가면 꼭 이렇게 임원들이 나와 온갖 도표와 파워포인트로 내내 강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 공부는 되지만 다소 지겨운 것은 사실. 다만 기업 영업을 담당하는 이 여성 임원분은 영어도 쉽고 나름 카리스마도 있어 재미있게 들었다.


 



 





by 표백제 | 2008/10/27 00:01 | 빅빅 아이티 월드 | 트랙백 | 덧글(0)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최근 영어 공부 차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시나리오를 읽고 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영화 시나리오를 읽는 작업은 한번 맛들이면 꽤 재미있는 일이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 기분을 왠지 알 것 같군요. 

이런 표현은 정말 빌리 크리스탈의 느글느글함이 전해져 오는 거 같아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재미있습니다.

Harry: Suppose nothing happens to you.  Suppose you lived out your whole life

and nothing happens you never meet anybody you never become anything and

finally you die in one of those New York deaths which nobody notices for two

weeks until the smell drifts into the hallway.

Sally: Amanda mentioned you had a dark side.

 

Harry: That's what drew her to me.

 

Sally: Your dark side.

 

Harry: Sure.  Why don't you have a dark side?  No you're probably one of those

cheerful people who dots their eyes with little hearts.

30대가 되서야 이 대사의 시니컬함이 온몸으로 느껴지는군요. 이 영화가 만들어진 89년의 저로서는 무리였을 듯.



by 표백제 | 2008/10/26 22:33 | 낙서장 | 트랙백 | 덧글(0)

구글의 위기 관리 실력은?

 

야후 이사회가 MS의 제안을 숙고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

http://online.wsj.com/article/SB120251420230755097.html?mod=googlenews_wsj

 

MS의 야후 인수 제안에 세계 IT업계가 들썩 들썩 합니다. MS와 야후가 합치면 정말로 구글을 이길 수 있을까라는 게 업계 분들의 궁금증인 듯 합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좀 다른 면을 생각해봤습니다. 구글이 이번 사태로 과연 위협을 받을 것인가 라는 측면입니다.

 

아래 글은 야후와 MS의 결합이 어째서 구글에 위협이 되는지를 분석한 글입니다. 글을 쓴 사람은 마크 큐반이라는 닷컴 기업인으로, 브로드캐스트닷컴이라는 기업을 닷컴 열풍 직전에 팔아 백만장자가 되고, 현재는 NBA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 TV 채널 사장(HDNET)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사람이죠.


                   스파르탄... 아닙니다 --;;; 마크 큐반이랍니다.  
 

영문 원문입니다

http://www.blogmaverick.com/

한글로 소개한 포스트입니다

http://blog.naver.com/staythenight/150027716984

 

글의 결론에 논란은 있겠지만. 이 글에서 마크 큐반은 동전의 양면을 함께 보고 있습니다. 사실 MS와 야후의 합병을 그동안 외신들은 주로 MS와 야후의 합병이 두 회사의 기회가 되느냐 마느냐라는 점에 주로 초점을 맞추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합병 논란은 사실 다른 차원의 의문을 제기한 측면이 있습니다. 과연 구글이 위기를 피할 수 있겠느냐는 점입니다.

 

구글이 정말 위기일까요? 내부적으로 구글은 아직 튼튼합니다. 검색 지배력은 확고하고, 4분기에는 시장 확대와 글로벌 실적 호전에 힘입어 4분기 매출액 48억달러 (+14.1%, 전기대비), 영업이익 14억달러(+9.3%, 전기대비)를 냈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외부 사람들의 시각은 다릅니다. 오히려 구글은 2008년 2월 현재 위기 속에 한 발을 담근 것처럼 보입니다. 외부인, 특히 기업을 평가하는 기자나 애널리스트가 중시하는 PR과 IR 부문에서 구글은 더 이상 예전 같은 매력을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구글의 엔지니어분들이 들으면 화를 내실지도 모르겠네요. 기술과 기업 내부사정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외부인들(기자·애널리스트 자신들을 포함해서) 입장에서는 기업을 평가하는 가장 쉬운 수단이 바로 기사와 주가입니다.

 

그리고 두가지 팩터는 잘 아시다시피 경영에 그 자체로 영향을 미칩니다. 주가가 떨어지면 당장 투자자들이 CEO의 경영에 압박을 가합니다. 잇단 기사는 서비스의 본질과 관계없이 업체의 브랜드 이미지를 떨어뜨립니다.

 

안됐지만 최근 구글의 주가는 하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747.24달러의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최근 500달러선이 무너졌죠. 4분기 전문가들은 주당 3.90달러의 이익을 기대했지만, 발표된 실적은 그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서브프라임 위기 등의 여파도 있겠지만, 구글이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혁신의 전도사로 구글을 한 때 떠받들던 언론들도 예전같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터넷 거인으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언론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아래 보도들은 그중 몇 개의 예 입니다.
 

구글은 진짜 '왕'이 되고 싶은 걸까요.. 인터넷에 이런 사진이 있을 줄은.


인터넷 거인 구글을 비판하는 보도들

http://www.newsweek.com/id/106656 

http://www.cnbc.com/id/22993404

 

이때 MS의 야후 인수 제안 건이 터진 것입니다. MS-야후가 합쳐 어떤 서비스를 내놓을 것인지는 나중에 생각할 일입니다. 일단 MS의 야후 인수 제의자체로 구글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구글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요? 앞서 글들도 지적하고 있지만, 첫 번째 문제는 브랜드 포지셔닝입니다. 마크 큐반은 야후가 실제로 MS에 인수되면 야후는 독립적인 브랜드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IR이나 PR에서 당장 구글과 매 분기 비교되던 부담을 덜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게임기 사업을 예로 부연하겠습니다. 최근 닌텐도는 게임 사업에서 소니 게임 부문(SCE)을 멀찌감치 앞서 나갔습니다. 하지만 소니를 평가할 때 우리는 결코 게임 부문만 보지는 않습니다. TV, 콘텐츠 등 다양한 부문 실적이 감안돼 IR이나 브랜드 이미지가 결정되죠. 이 부분이 닌텐도라는 회사가 소니라는 회사에 비해 불리한 점입니다. 소니가 단순한 게임기 회사였다면, 지금의 게임기 시장상황에서 이 정도로 닌텐도에 버티고 있지는 못할 것입니다.

 

사실 구글은 그동안 야후를 바닥으로 자신들의 장점을 선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수가 성립되면 야후는 MS의 한 사업부문이 됩니다. 비교할 바닥이 사라지는거죠. 구글의 성장세가 주춤하는 최근에 이 같은 변화는 IR과 PR에 큰 부담이 됩니다.

 

두 번째 문제는 이번 인수 제의로 구글의 인터넷 독점력이 자연스럽게 부각됐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구글이 강력하면 MS가 44조원을 써 가면서, 그것도 사상 처음으로 돈을 빌리면서까지 야후를 사려고 할까. 쉽게 말하면 일반인의 느낌은 이런 거죠. 기사 제목도 당장 MS, 야후와 함께 구글에 대항입니다. 마치 구글이 MS 매출의 서너배 정도 되는 회사 같지 않나요. 사실은 그 정반대지만.

 

MS의 야후 인수 제의는 그 자체만으로 이런 울림을 갖춘 승부수입니다. 구글의 위기 관리 담당자는 어떻게 이 난관을 돌파해야 할까요.

 

구글의 대응은 일단 정석에 따르고 있습니다. 구글의 첫 대응은 자사 법무담당자(CLO)가 MS의 독점 문제를 공격하고 나선 것이었습니다. 앞서 말한 두 번째 문제에 대한 대응입니다. 그러면서 마이크로후(Microhoo)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습니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요지를 특정한 단어에 집약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은 언론을 상대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물론 너무 가식적인 면이 지나치면 진정성이 약화돼 별 효과가 없지만요.

 

그리고 첫번째 문제에 대한 대응으로는 야후 살리기 캠페인에 나섰습니다. 적어도 야후가 인터넷상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해야 할 당위와 근거 있다는 커뮤니케이션을 기자와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주입하는 것입니다. 외신에 계속 ms가 야후를 인수하면 인터넷 산업의 투명성이 저해 받는다야후의 검색광고를 구글이 아웃소싱하면 야후가 기존 사업을 접지 않아도 현금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등의 보도가 나오는 것이 그 예입니다.

 

그 때문일까요, 한때 500달러 밑으로 곤두박질쳤던 구글의 주가는 다시 516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기자들도 ms의 야후 인수에 대해 일방적인 보도를 접고 야후가 ms에 대항해 구글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를 내놓고 있습니다. 위기에 재빠르고 적절한 대응이 얼마만큼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구글의 위기 관리 실력은 이제부터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외신에는 벌써 MS가 야후 이사회가 만족할 수 있도록 인수가를 올릴 수 있다는 보도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야후와 MS가 구글의 대응을 놓고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시 정보를 흘리고 있는 것이지요. 과연 구글이 MS와 야후를 상대로 한 치열한 홍보전에서, 자사의 위기관리 능력을 얼마나 더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by 표백제 | 2008/02/09 18:32 | 닷컴으로 떠나다 | 트랙백 | 덧글(1)

인터넷의 피로함 - internet fatigue

최근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블로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최근 블로그 하세요?"
"글쎄요, 거의 몇달에 한번(..긁적)"
"아 그럼 블로거시네. 요새 블로그 보면 어떠세요?"
"특별히.. 근데 예전만큼 재밌진 않네요."
"그렇죠? 전 그런 현상을 인터넷 파티그라고 불러요. 혼자서. 아무런 학문적인 배경은 없지만."

인터넷 파티그. 그말 참 좋다 싶었다. 요새 인터넷을 뒤지면서 무언가 허전하다 싶었는데, 그게 '피로'라는 말일 줄이야.

블로그로 세상을 바꿀수 있는가? 왠지 내게 그 말은 공허하게 들린다. 진공청소기도, 돌멩이도, 아이폰도 모두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바꾸는가'다.

그런데 그 '어떻게'가 2007년의 인터넷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각 포털과 블로고 스피어의 블로그를 둘러봐도 정치, 사회, 문화 모두 기존의 담론을 앵무새처럼 반복할 뿐이다.

순전히 인터넷 블로그들만 돌아본 느낌이지만, 유감스럽게도, 개인적으로 문국현은 마치 노무현의 잘못된 복사판을 연상시킬 뿐이었다. 그렇다고 진보 진영에서 더 나은 멋진 대안을 내놓은 기억도 없다. 오히려 이명박의 반복 영상같은 배너 광고가 머리속에는 더 잘 남을 정도였으니까.

내 기억에  2002년에는 적어도 이정도는 아니었다.
그때에 사람들은 보다 열정적이었다. 인터넷과 오프라인을 연결시켜 생활을 변화시킬 의향이 있었다. 그것이 월드컵 때문이든, 아니면 두 여중생 때문이든, 아니면 대선 때문이든.

하지만 최근 인터넷에서는 특별한 경향이 보이지 않는다. 단지 수동적인 소비가 있을 뿐이다. 무력하고 피동적인 이 소비는 네이버라는 블랙홀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뱅뱅 돌다가 피로하게 가라앉는다. 남는 것은 말초적이고 잠시 동안의 재미. 그리고 냉소뿐이다. 그런면에서 허경영이라는 후보는 2007년의 인터넷을 누구보다도 잘 대변해주는 것 같다. 

결국, 나는 피로하다. 나는 인터넷을 냉소하기 위해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삶에 도움이 되고, 가슴 뿌듯한 경험을 위해 여러가지 정보를 찾고 있는 것이다. 더이상 쓸 데 없는 연예뉴스만 클릭하다가 가슴치고 하루를 후회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지금의 인터넷 구조는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통제되고, 검색된 정보만을 보도록 강요한다. 결국 나는 오프라인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어차피 인터넷은 우리 일상의 거울에 불과하다. 그러고 보니 먼 옛날 웹으로 생활이 바뀔 것이라는 것도, 스탠포드니 버클리니 하는 먼 이국에서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말의 향연으로 시작된 것이었다.

웹을 통해 무엇을 할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런 한 네티즌의 느낌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나는 더이상 웹에서 '진짜'를 찾아보지 못하고 있다. 말초적이고 셀 수 없는 복제물을 무한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인터넷에서 생활을 계속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라면, 2007년의 이 현상을 함께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미 사람들은 가식과 냉소, 미숙함이 넘치는 웹에 피로해지고 있다.

그것을 굳이 우리에게 sns든, 오픈소스든, ajax든, 트위터든 새로운 말로 설명하려 들지 말아줬음 좋겠다. 그보다 어째서 사람들이 웹에 다가오지 않는가, 진지하게 고민해 줄 수는 없는지. 이제 정말로 중요한 것은 오프라인 - 아니 현실-의 진정성이 웹에 전달되는 것이다. 사람들의 가슴을 움직이는 것은 냉소가 아닌 감동이다.

현실을 뛰어넘는 감동을 전하는 웹이 되지 못하는 한, 인터넷은 한국의 다른 세대들을 껴안지 못한 채 네티즌들의 장난감으로 그 사명을 다할 것이다. 인터넷을 계속 껴안고 살 수 밖에 없는 세대로서, 그런 날이 오지 않기를.





by 표백제 | 2007/12/25 16:17 | 닷컴으로 떠나다 | 트랙백 | 덧글(0)

샌프란, 실리콘밸리 구경 - 세컨드 라이프

어느 날씨 좋은 오전, 캘리포니아의 기분좋은 바람과 함께 만난 두번째 삶(Second Life).

(써놓고 보니 웬지 재미교포의 이민 성공기 같다는... 쿨럭.)

              - 이 로고를 볼 때마다 21세기 소년의 '친구'를 떠올리는 건 나뿐인가?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자리잡은 이 회사의 인상은 딱 '벽돌 창고'

'다이하드 3' 에서 제레미 아이언스 일당이 아지트로 쓰던 곳. '플래시 댄스'에서 제니퍼가 살던 그런 곳.
우리나라 같으면 웬지 합격한 직원도 직장 앞에서 다시 뒷걸음질 쳐 나올거 같은 분위긴데, 이들에겐 웬지 무지 자연스럽다.
각 직원의 공간은 칸막이가 없고, 모두 개방돼 있다. 어두운 실내에는 창문으로 간간이 캘리포니아의 자연조명이 비친다. 언뜻 보면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니까 소설식으로 다시 말하자면,

이른 아침시간, 어두침침하면서도 창틈으로 햇빛이 스며들어오고, 사람들은 부지런히 손을 움직인다. 샌드위치를 집거나, 키보드를 켜거나, 아니면 하품이 나오는 입 앞을 가리거나. 군데 군데 자리는 아직 비어 있다. "이봐 잘 잤어 로스..?" "어이 일찍 나왔구먼. 다들 어제밤 파티로 곤죽이 된 모양이야." "조이는 먹은 것을 다 토했더군. 제니퍼가 치우느라 엄청 고생했어" "키친에 있는 소다나 좀 먹으라구" "됐어. 아침으로 간단히 토스트나 먹도록 하지"

(대사는 순전히 내 상상이니까 오해는 마시길. 분위기가 그렇다는 거다. 분위기가. 다만 식빵이나 소다, 키친은 모두 실제로 있다. 물론 아주 충분히.)

- 입구는 꽤 현대적이지만, 안쪽엔 의외로 원초적으로 개방된 스페이스가... 내부 사진 촬영은 아쉽게도 금지

하긴 뭐 내 상상이 그리 틀린 것도 아니다.
 
홍보 담당 직원인 멜리사는 실제로 이날 나를 파티에 초대했다. 웬 파티? CSI 파티 데이란다. 아 그래, 나도 안다. CSI. 세컨드라이프에 코너를 만들고 세컨드라이프를 활용해 에피소드 하나도 따로 만들기로 했었지.

근데 그게 오늘 방영된단다. 직원들 모두가 저녁에 남아 7시에 모여 맥주를 마시고 TV를 볼 거란다. 
진짜 여기 미국 맞긴 맞구나. 그것도 캘리포니아.
 
- 나를 안내해준 친절한 멜리사와 한국인 직원 염동윤씨. 뒤의 경회루는 실제로 세컨드라이프 내에 있는 것이라고. 만든 사람이 궁금하다.

by 표백제 | 2007/10/30 23:19 | 닷컴으로 떠나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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